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정체, 세계화 약화시킬 근거 없어
○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공급망 정체와 상품 부족 현상으로 혼란이 초래된 것은 사실이지만, 이를 계기로 각국 정부가 세계화 재편을 주도할 근거는 없음.- 코로나19로 공급망 혼란이 발생했지만, 기업들이 운송 정체나 지정학적 위험으로 공급망을 급진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론적 가정에 머물렀음.- 세계무역기구(WTO)의 연간 세계무역보고서(World Trade Report)에서는 상품 무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, 금융위기 당시보다 충격 수준이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음. 또한 아시아개발은행(ADB)은 2000년대 초반 과잉 세계화에 이어 2008년 이후 세계화 둔화가 나타났으며, 그 때부터 글로벌 공급망 성장이 약화되었다고 분석하며 2020년 무역 수준은 2010년 이후의 추세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진단했음. - 이번 WTO 보고서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채드 보운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문제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반대로, 반도체 생산이 코로나19 위기를 잘 견뎌냈다고 평가했음.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기술 수준이 다소 낮은 반도체 수급에 특히 어려움이 있지만, 이는 단기적인 수요 급증에 따른 것임.- 하지만 현재의 반도체 부족보다도 각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욱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. 보조금의 악순환에 무역 규제까지 합쳐지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과잉 공급과 정부에 의한 비효율적인 구분, 보조금 의존에 시달릴 수 있음. 채드 보운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각국의 상호의존성이 사실상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며, 이러한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지형을 변화시킨다면 새로운 취약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음.- WTO는 전략적 상품의 개방적 무역을 유지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을 원하고 있음. 이러한 협력 없이는 각국이 이러한 상품을 무역을 통해 항상 공급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음. 하지만 의약품 등의 시장 개방에 따라 각국이 이러한 상품을 수입 및 비축한다면 정작 이를 공급하는 국가에 상품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. 이와 별개로, 팬데믹 시기의 무역 및 공급망 성적만 본다면 각국이 세계화를 추구하는 자유무역 모델의 파괴를 정당화할 근거가 없음.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관료가 아닌 기업이 되어야 함.출처: 파이낸셜타임즈